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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들통문 018] 공경으로 가는 길 / 김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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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으로 가는 길

요즘에 공경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면서 산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나에게 가깝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공경을 다했는가 하면 ‘그렇지 못했구나’라고 느끼는 것이다.

내가 이런 자기반성을 하게 된 것은, 나를 아주 괴롭게 하는 한 사람 때문이다. 이 사람은 나에게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가 무엇인가를 공부하게 했다. 예전에 어떤 것은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고 더러워서 피한다고 하는데, 이 사람은 나의 직업 활동에 있어서 너무나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피할 수도 없다.

영화 사이코의 포스 / 나무 위키

영화 사이코의 포스 / 나무 위키

사이코패스(Psycho-Pass)라고 하면, ‘정신의’라는 뜻의 접두어 ‘psycho’와 ‘-의 결핍 또는 이상’을 뜻하는 접미어 ‘-pass’가 결합된 단어이며, 이러한 의미를 따져보면 마음에 결핍이 있거나 또는 마음 씀이 일반적이지 않은 질병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이코(패스)’라고 하면 단순히 ‘정신이 정상적이지 않은’, ‘미친’의 의미로 통틀어서 쓰는데 이는 정확한 것이 아닌 것이다. 아마 알프레드 히치콕의 유명한 영화 <싸이코>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다.

소시오패스(Sociopath)는 G.E. 패트릿지가 1930년 사이코패스 장애의 사회적 괴리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별도로 만들어낸 용어로서, 정식 진단명으로 사용되는 사이코패스와는 달리 정식명칭으로 규정된 병명은 아니며, 사이코패스의 하위분류 또는 동일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으며, 다소 견해의 차이는 있지만 사이코패스가 선천적 저감정자라면 소시오패스는 후천적 저감정자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 둘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사이코패스는 선악의 개념이 없고, 소시오패스는 선악에 구애 받지 않는다”라고 하는데, 어차피 둘 다 타인의 감정에 관심 혹은 이해가 없다는 것은 같은 것 같다.

나르키소스 / 미켈란젤로 메리시 디 카바라조 작

나르키소스 / 미켈란젤로 메리시 디 카바라조 작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진 사람을 의미한다. 나르시시즘은 자기 자신에게 과하게 애착하는 경우를 말하며,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하여 빠져 죽은 후 자기와 같은 이름의 꽃인 나르키소스, 즉 수선화가 된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와 연관 지어, 독일의 정신과 의사 네케가 1899년에 만든 말이라고 한다. 이들 역시 자신에 대한 애정이 너무 크고,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역시 타인의 감정에 관심 혹은 이해가 없다는 측면에서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와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이 사이코패스인지, 소시오패스인지, 나르시시스트인지 정확하게 정의하려면 좀 더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굉장히 자기중심적이고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경이나 존중이 없으며 그냥 도구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점에서 위에 이야기한 세 가지 개념들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게 한다. 자기가 기분이 좋을 때는 호인이었다가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세상에 다시없는 ‘까칠남’이며, 그게 몇 분 사이에 왔다가 갔다가 한다는 점에서는 지킬과 하이드 같은데, 그런 특성은 더욱 비열하게 상대방의 목을 찌르는 치명적인 비수가 된다. 

지킬과 하이드 /뮤지컬 포스터
때때로 이 점을 지적하면(매우 순화해서) ‘그게 내 성격이고 다른 사람한테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니 너무 마음 상하지 말고 알아서 걸러서 들으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는 그러면서 윗사람에게는 그러지 않으니 그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고 존중과 공경의 문제임이 분명하다. 약자에 대한 존중과 공경의 마음가짐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다가 ,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 특히 아이들에게 나도 그런 식으로 행동할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되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에게 짜증내고 화내고 함부로 대할 때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혐오하는 그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조금이라고 한다는 점에서 섬뜩하고 무섭다고 느끼고, ‘다른 한편으로 진정한 공경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 사람에게 단 한 가지 고마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를 반면교사로 삼아 나를 돌아볼 기회로 삼는 것이다. 경천(敬天: 한울님을 공경함)에서 시작해서 경인(敬人: 사람을 한울님처럼 공경함), 경물(敬物: 사물까지도 한울님처럼 공경함)까지 이야기하신 해월 최시형 선생의 그 가르침이 얼마나 위대하고 심오한 경지에 있는 것인지도 깨닫는다. 삶의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나 자신을 돌아보아 마음을 가다듬고, 내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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