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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칼럼] 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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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신인간> 2023년 7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 지구인문학의 발견>은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대표 박길수)의 ‘지구인문학총서’ 시리즈 제1권이다. 


‘지구인문학’이란 근대 이후의 세계가 ‘인간중심주의’로 말미암아 오늘의 기후위기, 생명위기의 다중위기에 직면하였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세계가 ‘지구중심주의’의 사상, 상식, 교양 위에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뜻을 펼치는 학문을 일컫는 말이다. 천도교 식으로 말하자면, 의암성사의 ‘인여물개벽설’의 현대적, 학문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는 그러한 지구인문학의 관점을 새롭게 정립해 나가는 기본적인 문제의식을 풀어내고 있다. 

오늘날 이러한 ‘지구적 위기’에 대한 담론은 주로 ‘인류세’ 담론으로 펼쳐지는바, 이는 주로 서구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모시는사람들 부설 ‘지구인문학연구소(소장 이우진)’에서는 이러한 인류세 담론, 그리고 지구인문학적인 시선이 우리의 자생적 철학과 사상으로부터도 풍부하게, 충분히 발견된다는 기본 전제 위에서 학문적 탐색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 동학(천도교)의 사상을 자리매김한다. 


이 책 <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에도 이러한 이유로 동학 이래의 ‘개벽종교’의 지구인문학에 관한 논의를 비롯하여, 지구화 시대에 대응하는 한국사상의 새로운 인식과 접근 등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제4장 ‘인류세 시대의 존재론의 전환’(조성환, 허남진)이나 제5장 ‘지구학적 관점에서 본 먹음․먹힘의 철학’(허남진, 조성환) 등은 동학의 ‘님’의 철학과 사상, 그리고 해월 최시형의 ‘이천식천’ ‘경물’ ‘제천’ 등의 사상을 집중적으로 지구인문학의 지평 위에 올려 놓고 있다. 


동학(천도교)의 입장에서 이 책을 본다면, 우리(천도교인, 동학인, 한국인)가 ‘우리 것만’ 알고 있는 동안, 세계의 철학적 흐름 속에 ‘동학적 사유방식’이 얼마마한 넓이와 깊이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것을 ‘산하대운이 진귀차도’의 맥락으로 이해하고 내심 기뻐한다면, 하수(下手)임을 면치 못하는 접근이다. 그러한 사고는, 대운(大運)이 ‘차도(此道)’로 귀(歸)하지만 이때 ‘도(道)’는 ‘천도교단(天道敎團)’과 동일한 처(處)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 천견(淺見)이 아닐 수 없다. 


삼경설이나 이천식천설 외에도 천지부모설, 기화(氣化)설 등은 오늘날 세계 철학을 선도하는 신유물론(新唯物論)이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등의 맥락에서 재구성(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 


지구인문학적 시선에서 천도교의 사상을 이야기하는 한 대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이돈화의) 한울의 우주론에 의하면 만물은 한울의 ‘표현’이고, 인간은 비록 고도로 진화된 생명체이기는 하지만 우주의 일부분에 불과하며, 따라서 우주(지구)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인간은 한울이라는 우주의 무한한 생명력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한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그런 의미에서 대아(大我)이자 무궁아(無窮我)이자 ‘한울아’라고 하였다. 이처럼 이돈화는 인간 존재를 문화공동체나 국가공동체보다는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 규정하면서 ‘지구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울러 지구가 인간과 만물에서 차지하는 생태적 의미를 부각시킴과 동시에, 최시형의 경물(敬物) 도덕을 발전시켜 지구인으로서 지켜야 할 지구윤리까지 제안하고 있다.”(46-47쪽) 


글: 소경희, 모시는사람들 편집장

 

<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 지구인문학의 발견>(지구인문학총서01, 신국판, 288쪽, 2023.7.31. 17,000원)


책 보러 가기 : https://url.kr/l48f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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