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들칼럼 07■살림의 정치, 살림의 경제를 위하여 / 김용휘
… 지금 대한민국은 각종 경제 지표에서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개인의 삶은 훨씬 힘들어졌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신자유주의 도입 이후 더욱 심해졌다. 그 결과가 ‘최저출산율·최고자살율’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되고 있고, 기후위기를 비롯한 생태계 위기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4차산업혁명도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정부는 이러한 산적한 위기와 과제를 돌파하고 진정한 선도국가가 될 어떤 전망도 비전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는 작태만 보일 뿐이다.
답이 없는 것도 아니다. 조금만 찾아보면 ‘도넛 경제학’ 같은 현실 가능한 대안들도 있다. 도넛 경제학은 영국의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가 창안한 21세기 경제학 이론으로, 인간의 사회적 기초가 충족되면서 지구의 생태적 한계를 넘어가지 않는 두 경계 사이를 마치 도넛 형태처럼 잘 관리하는 이론이다. 이는 오로지 경제성장을 목표로 한 20세기 경제학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안으로는 기본적 삶이 붕괴되지 않을 하한선을 관리하고 밖으로는 생태적 한계를 함께 관리하는 새로운 경제학이다. 자본주의를 부정하거나 재벌해체를 부르짖지도 않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약간의 정책 기조만 바꾼다면 적용가능한 이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