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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말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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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말로 말을 버린다
상품요약정보 이민용 지음 | 400쪽 | 140×210mm | 무선 | 2023년 5월 31일 발행 | ISBN 979-11-6629-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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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말을 버린다

이민용의 세상 읽기

■ 이 책은…

팔순을 넘겨서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생업과 더불어 학업을 지속하고 있는 노학자의, 평생에 걸친 학자로서 또 불교인으로서의 삶의 역정을 고스란히 녹여, 종교론, 불교론, 인생론으로 빚어낸 보석 같은 책이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대학원 불교학과를 졸업한 후 강단에도 섰지만, 홀연히 미국으로 건너가 학문과 담을 쌓고 지내며 생업(보석상)에 전념한다. 다시 인연에 이끌려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이후 미주 한인 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동국대학교 역경위원, 참여불교재가연대 공동 대표 등의 불교계 활동과 동국대 객원 교수를 위시한 여러 대학에서 강의도 하였다. 동아시아 불교사상사를 전공하고, 서구 불교학과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내밀하게 탐색하였으며, 내부자의 시각과 외부자의 시각을 겸비하여 한국 근대불교와 불교학, 불교고전어와 인도사상사에도 해박하다. 이 책은 저자가 불교의 화법인 세상사나 불교(계)의 현장에 대하여 침묵하지 않되, 말하는 바의 한계와 위험성을 항상 경계하는 자세를 잃지 않고자 좌우명으로 삼아온 ‘인언견언(因言遣言)’의 견지에서 써 온 글들을 담아낸 것이다.

  • 분야 : 수필
  • 지음 : 이민용
  • 발행일 : 2023년 5월 31일
  • 가격 : 20,000원
  • 페이지 : 400쪽 (두께 19mm)
  • 제책 : 무선
  • 판형 : 140×210mm
  • ISBN : 979-11-6629-160-9 (03810)

■ 출판사 서평

한국인이란 실존과 불교학·종교학이라는 전공을 기반으로 하여
이민자-거리감을 조화하여 한국, 불교, 종교를 깊게 ‘살아가다’

1.

이 책의 저자는 “내 인생을 금강경(金剛經)을 천착하는 것으로 보내려 했으나 결국 금강석을 다루는 일로 끝마치게 됐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회고한다. 불교학 연구의 길로 접어들었다가, 보석상의 길로 전업하였으나, 다시 학문과 직업을 병행하며 살아온 자신의 삶을, 격의 없는 친구들에게 농 삼아 하던 말이다. 그러나 객관의 견지에서 보건대 저자는 세속과 탈속, 학문과 수양, 이념과 현실을 겸전하고, 이변비중(離邊非中), 중도의 삶을 살아왔다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그 이유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심연의 깊이를 품고, 쉼 없이 파도치며 육지와 교감하는 바다와도 같다.

저자는 한창 학문적 성숙을 향해 가는 36세의 나이에 홀연 학문 현장을 떠나,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게 된다. 자의식이 생길 때부터 삶의 유일한 목표였던 학문의 길을 벗어버리는 과정은 만남도 고(苦), 헤어짐도 고(苦)의 연속이었다. 당시 대학의 부조리한 관행 속에서 배제되는 과정이 학문 자체에 대한 회의를 불러온 것이다. 미국에서 10년 동안 공부 없는 인생도 훌륭한 인생일 수 있음을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던 그는 우연한/필연적인 기회에 하버드 대학의 동양학 강의 하나를 청강하면서, 다시금 학문의 길로 회귀하게 된다. 역설적으로, 하버드 대학의 동양학 내용에 한국의 불교나 유학에 대한 관심과 언급이 일절 없었다는 것이 그의 의욕을 자극했다. 미국 사회에서 한국 불교는 중국 불교 전통과 일본 불교 특징 사이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렇게 ‘재수’한 학문 여정의 최정점, 바로 아래(박사학위 논문 제출)에서 그는 또 다시 전회를 선택한다. 즉 논문 제출을 포기(?)하고 자유로운 가운데 학문과 수양을 겸전하는 삶의 자세로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그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찾아 헤매는 자”로서 초빙교수, 방문교수로 강의하거나, 한국불교연구원, 종교문화연구소의 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하며 ‘소임’을 수행해 왔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학자의 책상 위에 책갈피에 존재하고, 박물관에 전시된 박제 상품으로서 존재하는 불교학을 벗어나, 기존의 틀을 깨고 껍질을 벗겨 내온 과정이었다. 이렇게 “재수하는 학문과 삶”이라고 명명한, 자신의 학문 여정을 회고한 1부에 이어 2부 불교 리뷰, 3부 이민자의 눈으로 본 세상, 4부 단상은 한국과 미주에서 신문, 뉴스레터 등에 기고한 단편들이 수록되었다.

2.

미주 사회, 기독교가 종교를 넘어 하나의 생활양식이 된 미주 한인 사회에서 ‘섬’처럼 떠 있는 불교를 (신앙)하는, 소수자 중의 소수자로서 그는 끊임없이 미국 내의 (한국) 불교의 정체성과 위상을 탐문하고, 그 진로를 모색한다. ‘수입불교, 수출불교, 수하물 불교’의 방식으로 미국 사회에 정착한 동아시아 불교 전반에서 한국 불교 또한 위 세 가지 정체성을 모두 아우르며 정착하고, 때로는 도태되며, 때로는 두렷한 족적을 남기며 이어져 오고 있다. 저자의 단편적인 글들을 통해서, 미주 한인 사회에 불교가 이식되고 정착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린다. ‘내부를 간직한 외부자’로서 저자는 미국에서, 불교의 진면목을 더 넓게, 더 멀리, 더 깊게 천착해 나간다. 폭넓은 학문 작업(서구 불교학에의 접근과 기독교-신학과의 교류를 포함하여)의 일단이 담담하게, 그러나 깊은 울림을 안겨주며 전개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축은 그가 평생 불교학의 언저리를 떠돌며 만났던 적지 않은 수의 불교학, 종교학의 선배, 동학, 후배들의 면모를 알려준다는 점이다. 36세에 학문의 길을 접으며 그가 고통스러웠던 것은 부조리한 학교 사회의 관행보다도, 그동안 만났던 뛰어난 스승, 동학(同學)들과 이별하는 일이었다. 그들로부터 받은 영감과 그들의 혜지(慧智)들은, 저자의 단편적인 회고 속에서도 생생하다. 이기영, 서경수, 박성배, 안병무(기독교), 일타스님 등의 불교학 석학과 그리고 스승 이기영을 통해 접한 장 필리오자, 포르 드미에빌, 주세페 투치, 라모트, 외젠 뷔르누프 등 서구의 불교학자에 이르기까지 짧은 글 속에서도 그들의 학문적 업적을 간접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학문 여정에 대한 에세이들을 통해 우리는 미국 사회에서 (한국)불교의 여러 가지 행태와 과제 상황을 접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불교란 무엇인가, 불교란 종교인가, 종교란 무엇인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의 빛을 얼핏얼핏 엿볼 수 있게 된다.(그 본격적인 이해는 이민용 교수의 근작으로 그간의 불교학 관련 논문들을 엮어 편집한 책에서 다루어진다.) 또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터득되는 폭넓은 시각을 통하여 오히려 한국(내) 불교의 문제점과 그 대안적인 방향을 간결하게 정리해 내기도 하였다. 그리고 또 한편, 동아시아에서 건너간 불교를 기반으로, 혹은 유럽을 통해 수용한 불교 이해를 바탕으로 미국 사회에서 미국(현지인)인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서양 불교’의 모습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울지도 흥미롭게 개진된다.

3.

‘말로 말을 버린다’(因言遣言)이라는 󰡔대승기신론󰡕의 경구는 그가 미주 한인사회, 그중에서 불교계에 대하여 말의 위험성, 말로 인해 오해되고 빚어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를 무릅쓰고 자기주장을 펼쳐 나갈 때, 스스로를 경계 시키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나아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소통단절’을 겪고 있는 현대인에게 돌려주는 경구이기도 하다. 그중에서 그는 말을 통한 소통이 자기주장의 강조가 아니라, 나의 한계와 처지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일이며, 말을 통하여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고 심지어 다르다는 것에 동의하는 것, 그리고 그 차이마저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이 바로 소통이라는 깨달음의 말을 전한다.

저자는 불교인이면서 또한 불교학자이면서, 그러나 ‘거리를 둔 관찰자’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또는 벗어던지지 못하면서, 다시 한번 더 나아가 학문적 추구자와 생활자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않으면서 바람직한 불자상, 건전한 종교인상과 더불어 종교론, 불교론과 그의 인생론을 담아냈다.

■ 차례

  • 서문
  • 1부 / 회상
    • 재수하는 학문과 삶
    • 나의 학문, 나의 부러진 인생
    • 떠도는 삶들을 생각한다
  • 2부 / 불교 리뷰
    • 불교는 배반했는가?
    • 불교는 종교이어야만 하는가?
    • 종교가 담기는 그릇
    • 달마가 서쪽에서 온 또 다른 까닭
    • 종교가 문제다
    • 한국의 불교는 지금 어디 있는가?
    • 어떤 티베트를 말하고 있는가?
    • 수입 불교, 수출 불교, 수하물 불교
    • 한국 불교의 성공적 수출을 위한 조언
    • 한국 불교의 국제회의 울렁증
    • 스님과 절만이 불교는 아니다
    • 불교계의 인기 스타
    • 원효에 대한 금기
    • 조사(弔辭)
    • 기상의 질문과 천외의 답변
  • 3부 / 단상
    • 가짜 종교, 가짜 불교, 가짜 기독교
    • 코로나 질병에 대한 잔상
    • 요주의! 신비주의
    • 말을 함으로 말을 버린다
    • 시작을 다시 생각한다
    • 미투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
    • 새해 원단에 우리의 현실과 함석헌 선생을 생각한다
    • 간디 다시 읽기
    • 창(唱)과 무가가 어우러져 한판
    • 둔황, 환상을 여행하다
  • 4부 / 이민자의 눈으로 본 세상
    • 만학의 왕, 만학의 졸
    • 1불짜리 한국
    • 교회를 못가는 사람들
    • 말의 반란
    • 보스턴의 삼각지
    • 조감도
    • 해외 독립선언
    • 펜은 칼보다 무섭다
    • 장사의 해석학
    • 젊은 늙은이
    • 신호등과 기계격
    • 부고란
    • 대통령 접견기
    • 어떤 은퇴
    • 상처받은 치료인, 보살
    • 옥타비오 파즈와 인도 대사
    • 졸업식과 명연설
    • Wrong Time at Wrong Place
    • 워렌 비티의 정치
    • 불온서적과 자유를 달라
    • 비폭력과 핵무장
    • 조깅 만세
    • 동양의 건축
    • 극서 지향론
    • 염색된 국토
    • 그 집 앞
    • 우물가
    • 침묵의 소리
    • Where am I?
    • ‘KOREANNESS’ 1
    • ‘KOREANNESS’ 2
    • 사인방과 ‘떠들기’
    • 나의 어머니와 페미니즘
    • 감자 바위
    • 시대정신
    • 메아 쿨파 / 투아 쿨파
    • 헌 천 년, 새 천 년
    • 호모 하이어라키쿠스
    • 한국 방문기
    • 잔디 깎기
  • 후기

 

■ 책 속으로

● 내가 불교에서 영향을 받은 이 세 분, 이기영·서경수·박성배는 한결같이 불교학자이면서도 기독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따라서 기독교와 불교를 넘나드는 혼성적인 자세를 취하기 쉬운 일인데, 철저하게 불교적인 입장에서 기독교를 수용하려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기독교적 틀로써 불교적 개념을 해석해 갔다. 따라서 기독교를 배척하거나 비교론적인 객관성만을 표방하는 것도 아니었다. 박성배 교수의 치열한 불교적 신행이나 이기영 교수, 서경수 교수의 불교적 합리성 추구를 바라볼 때, 나는 종교 간의 갈등이나 논리적 상충보다는 오히려 종교 간의 넘나듦을 체감했다. 혹은 흔히 말하듯 동양적/한국적 융화(融和)이거나 합일적 화해(和解)의 체현은 아닐까 생각했다. - 본문 26쪽

● 불교학은 분명히 서구적 의미의 분류 방식을 따른 학문은 아니다. 아직도 불교학의 객관성을 내세우며 문헌학적 접근, 언어학적 분석, 철학적 사변을 표방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불교학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역사학자가 접근하듯 타 종교인이나 다른 전공자도 불교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오히려 불교학의 장점이나 되는 양 말이다. 그래서 불교는 철학이고, 종교이고, 철학적 종교이며, 종교적 철학이며, 철학/종교 모두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다행히(!) 그 어떤 서구적 학문 분류 체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정의는 자기 분야의 속 좁은 틀을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학문이란 이름 아래 말이다. - 본문 60쪽

● 불교는 종교이다. 그리고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고 불교에 대한 가장 간단한 자리매김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이 종교이어야만 하는가?” 하고 되물어 보자. 당연한 이야기를 되짚어 질문하면 오히려 전혀 새로운 답변도 가능하지 않을까? 적어도 질문의 형태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말이다. 우리가 ‘종교’라고 할 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독교가 종교이고, 이슬람이 종교이고 도교가 그렇고, 심지어 동양인의 일상생활과 삶의 지표를 마련해 준 유교마저 종교로 여긴다. 그러니까 종교란 이 모든 개별 종교들이 담길 수 있는 큰 바구니와 같은 역할을 한다. - 본문 80쪽

● 한국 불교가 해외로 확대되는 가장 좋은 예로 들고 있는 것이 적산법화원일 것이다. 신라 시대 당나라 땅에 신라방이 형성되고, 그곳에 거주하는 신라인들이 다니던 절이 바로 적산법화원이다. 당토(唐土)에 신라 절이 있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것이 당 불교에 어떤 영향을 준 것인지, 아니면 거꾸로 그곳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그 내용은 지금 알 길이 없다. 신라 불교가 신라 땅을 넘어서 당나라까지 진출한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미상불 그것은 거대한 당토에 하나의 섬처럼 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미주 속의 이민 불교가 혹시 이런 섬과 같은 양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본문 107쪽

● 근대 불교학, 특히 서구 불교학이 빠진 모순은 불교학을 박물관적 대상물로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불교를 문헌 속으로 환원시킬 때 불교의 살아 움직이는 현장은 배제된다. 불교를 문헌 속에서 색출함으로써 불교를 책상 위의 상상력으로만 작동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불교의 원형은 원전의 문헌 속에만 존재하게 된다. 불교의 현주소는 동양이기에 동양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현행의 종교이지만 서구에서는 학자들의 수집, 번역, 출판이라는 문헌적 과거로부터 출발하여 이 문헌을 소장하고 연구하는 도서관과 연구소에 존재하게 만드는 것이다. 곧 불교를 ‘골동품 애호적인 지식’이나 ‘유물 관리적 지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 본문 164쪽

● 이제껏 살아오면서 수많은 말을 떠들어댔다. 어떤 때는 신중을 기해 말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다. 그것이 과연 남과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었느냐를 생각할 때 그 구절을 항상 떠올리곤 했다. ‘인언견언’(因言遣言), 즉 ‘말’로 말미암아 ‘말’을 버리게 된다는 구절이다. 말을 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그런 표현이나, 의도했던 말을 없애 버리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말을 한다는 것은 그 말의 뜻과 발설장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서인데 그것 자체를 없애야 하는 말이어야 한다니, 소위 말이 안 되는 역설적인 말이다. 어찌 보면 개구즉착‘(開口卽錯), 즉 입을 벌려 무엇이라고 말하는 순간, 이미 그것은 틀렸다고 하는 구절과도 서로 상통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본문 271쪽

● 이민 생활이 처한 여건이 단순할 수 없듯이 각자의 생활에 부합되는 종교 생활도 단순할 수 없다. 각기 처한 여건에 따른 종교 생활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한 집안의 경제적 풍요가 곧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고 부처님이 점지하신 복이라고 단순화시킬 수도 없다. 그런 축복과 복은 일찍이 교회에서, 사찰에서 예수님과 부처님에 의해 추방된 지 오래이다. 그런 것은 복도 아니고 축복일 수도 없고 우리 욕심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두 분은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돈도 많이 벌어야 하고, 성공도 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부처님의 가피력이라고 계속 주장하면 우리의 일상생활의 모순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 성숙한 이민 생활을 위한 ‘이민신학’과 ‘이민설법’의 또 다른 해석학과 성현들의 가이드라인이 매주 교회와 법당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어도 극락에 갈 수 있고 하나님의 은총을 듬뿍 입을 수 있다는, 세속과 초월의 세계가 일치하는 또 다른 새로운 ‘말씀’을 우리들의 교회와 법당에서 듣고 싶다. - 본문 291쪽

● 실제로 다른 종족과 다른 종교와 공존하는 정신이 바로 ‘비폭력’인 것이다. 이 말의 원어인 산스크리트의 영어 번역은 폭력의 반대 개념인 ‘비폭력’으로 되어 있지만 오히려 ‘불상해’(不傷害), 곧 ‘다른 존재에 해를 끼치지 않는’이라는 말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그것은 다른 생존물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어떤 일로도 괴롭히지 않고 자유스럽게 하는 일이다. 곧 서로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그리고 이 ‘불상해’(Ahimsa)는 ‘진리파지’(眞理把持, Satyagraha)를 근거로 한다. 이 진리의 내용은 사랑이고 인간은 누구나 이것을 지향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 본문 332쪽

● 인생살이에서 길을 잃지 않는 사람은 없다. 보행(步行)의 길일 수도 있고 인생의 행로(行路)일 수도 있다. 아마 영어와 불어의 어휘와 구문(構文)상의 차이에서 온 이 영문학자의 ‘보행의 길’과 ‘인생행로의 길’의 차이는 어떤 면에서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재미 동포들에게 이민의 길은 인생 여정을 바꾸어 놓았다. 생업(生業)을 바꾸었다거나 잠시 인생 목표를 변경시킨 경우가 아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변신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행로까지 바뀌었다. 우리의 자식들은 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곳에 ‘더불어’ 올 수밖에 없었으니 그들의 행로마저 우리 마음대로 정했다. 그래서 이제 우리 재미 동포들은 전력(前歷)을 갖게 되었다. 과거의 이력과는 전혀 다른 이력을 만든 셈이다. 전력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이도 있지만, 오히려 지금의 경력을 내세우고 싶은 이도 생겼다. 낙엽 흩날리는 이 계절에 이제 영어로 말고, 오해를 불러올 불어로도 말고, 우리말로 “나는 어디 있는가?” 하는 소박한 질문을 제기해 보자. 그럴 때 과연 어떤 답변들이 가능할까 자문해 봄직하다. - 본문 358쪽

■ 저자

이민용 _ 1941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학을 공부하였으며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동국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서강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으며 미주 한인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였다. 동국대학교 역경위원, 참여불교재가연대 공동대표, 국제참여불교연대 실행위원, 영남대 국제교류원 교수, 동국대 객원교수, 한국불교연구원 원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동아시아 불교사상사를 전공하였으며 서구 불교학의 탄생과 오리엔탈리즘, 한국 근대불교와 불교학 등에 관심을 기울여 왔고, 불교고전어와 인도사상사 등을 강의하였다, 「불교학 연구의 문화배경에 대한 성찰」, 「미국 속의 불교와 불교의 미국화」, 「서구불교학의 창안과 오리엔탈리즘」 등의 글이 있다.

■ 기획

한국종교문화연구소 _ 사단법인 한국종교문화연구소는 ‘종교문화’에 대한 학제적 연구와 문화비평을 수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의 삶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인문학적 전망을 모색하면서, 지식과 지혜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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