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뒤로가기
현재 위치
  1. 게시판
  2. Review

Review

[서평: 호모 팬데미쿠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대에 고민해야 할 것들 / 임영창

(ip:)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대에 고민해야 할 것들

- 『호모 팬데미쿠스』를 읽고

임영창

아시아와 유럽 전역을 휩쓴 전염병인 흑사병(페스트)으로 인하여 전 세계 인구의 20% 이상이 사망했고 특히 유럽에서는 인구의 1/3이 사망하였다. 아시아 내륙의 페스트가 1347년 유럽에 전파된 이후에 수년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보게 하였다. 이 전염병은 재러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가 그의 책 『총,균,쇠』1)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질병은 역사를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했다.” 흑사병은 유럽 사회로 하여금 이전의 시대와는 전혀 새로운 사회적 변화를 일으킨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첫 번째로, 중세사회를 유지하였던 봉건제도가 무너지게 된다. 인구가 줄어 일할 사람이 모자랐기에 영주들의 농원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종교 중심의 세계관이 인간중심의 세계관으로 바뀌게 된다. 신앙으로도 흑사병을 이겨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종교개혁의 맹아(萌芽)의 역할을 하게 된다. 흑사병으로 인하여 많은 성직자들도 목숨을 잃게 되었는데 그로 인하여 성직자들이 부족하게 되자, 자격 미달된 사람들이 돈으로 성직을 매매하는 일이 벌어져 수준 미달의 성직자들이 급증하게 되었고 그로 인한 종교적 부패는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흑사병은 유럽을 중세 사회에서 근대 사회로 변천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이다.

전염병이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은 의학과 과학이 발전하기 전 시대인 중세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고, 최첨단 의학이 발달되어 있는 21세기 시대에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2019년 말 발생한 ‘코로나-19’는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었고, 이 팬데믹(pandemic)2)은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의 모든 분야에 있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변화들을 만들어가도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언택트(untact)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큼 사람과 대면 없이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상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생소한 삶의 모습들이 나타나면서, 인간관계가 변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계의 공동체가 달라지게 하였으며, 삶의 패턴뿐 아니라 식생활도 바꿔놓았다. 뿐만 아니라 개인이라는 근대적 개념이 국가와 관계 속에서 개념 자체를 변화시키고, 미래를 생각하며 환경과 기후에 대한 중요성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특히 전염병으로 말미암아 침체되어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하여 각 국가마다 대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하게 되는데, 그로 인하여 소득의 불평등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자산의 격차는 더 벌어져 자산가 일부를 빼고는 대부분 사람들은 박탈감과 상실감이 높아져 사회적 갈등을 빚고 있다.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앞으로 사회가 어떤 형태로 변화 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일상 생활적인 측면만 보아도 비대면 시대에서도 살아가기 위한 최첨단 IT기술이 사회 전반에 적용되고 있고, 그로 인하여 하루가 다르게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흑사병이 중세시대를 마감하게 하고 근대사회로 변화되게 하는 요인이 되었던 것처럼, 코로나-19도 우리 사회를 우리가 알 수 없는 새로운 사회로 변화 시켜 나갈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우리는 그 새로운 사회에 발을 딛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쳇GPT이 등장하면서 이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 사회의 변화에 대하여 수많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거기에 사물인터넷(IoT) 센서, 인공지능(AI), 로봇 솔루션 등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희망과 전망까지 더해져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시의적절하게도 최근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을 ‘호모 팬데미쿠스’3)라고 지칭하고, 이들이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사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준비하고자 하는 책이 발간되었다.

<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에서 『호모 팬데미쿠스-코로나19 데카메론3』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먼저 출간된 『코로나19 데카메론 1』(2020.6)과 『코로나19 데카메론 2』(2021.02)에 이어 세 번째 출판된 시리즈 책으로서, 코로나-19 시대의 데카메론(100개의 이야기)이 완성되었다는 의미를 갖는 책이다.

중세 흑사병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데카메론』4)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면, 이번에 출판된 『호모 팬데미쿠스-코로나19 데카메론』 시리즈 책은, 소설 『데카메론』과는 다른 형태의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 책 속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코로나-19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이 경험한 아픔과 안타까움, 그리고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하려는 편집자와 저자들의 뜻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에 발간된 『호모 팬데미쿠스-코로나19 데카메론3』에는 ‘의료’ ‘돌봄’ ‘노동’ ‘교육’ ‘다양한 직업군’ 등 5개의 분야로 나누어, 각 분야에서 경험한 ‘팬데미쿠스’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들의 경험담들이 중요한 것은 팬데믹 시대를 함께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며, 이들의 경험이 앞으로 맞이해야 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데 소중한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특히 편의점을 운영하기 위하여 모든 가족들이 2년 동안 어떤 사적 모임도 참석하지 않고, 심지어 일가친척도 만나지 않는 철저한 고립된 생활을 했던 한 시민의 이야기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한쪽 가슴을 시리게 만든다.

“서민에게 질병은 결국 돈입니다”

요양병원에서 일하신 분의 이야기도 다른 한쪽 가슴까지도 아프게 한다.

“창살 없는 감옥 안의 요양병원 환자들은 더 아픕니다”

책을 읽어 가면 우리는 저절로 느끼게 된다. 코로나-19시대 이후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가 다가 온다고 해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렇게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고 고민하게 한다.
과연 코로나-19 이후의 시대 이후 벌써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새로운 사회에서는 고통스럽고 힘들고 어렵게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희망을 꿈꿀 수 있을까?
모두가 다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감동이 밀려오며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이야기가 넘치는 시대가 될 수 있을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아파하는 이웃을 돌보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변화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우리에게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적어도 새로운 사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나도 모르게 예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에 이미 발을 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라면 살아가야 할 미래를 위해서도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필자: 임영창 박사_ 바람(HOPE) 호스피스 지원센터장·화순만나교회 목사

댓글 수정
취소 수정
댓글 입력

댓글달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등록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