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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 우리 삶과 공존 / 화순매일신문 / 삶이 묻고 죽음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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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묻고 죽음이 답하다

‘방방곡곡’-김민지 문화평론가의 책 이야기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 우리 삶과 공존

삶은 만남과 이별의 반복이다. 살아가다 보면 어떤 형태로든 이별을 만나게 된다. 가까운 누군가와 헤어져 본 사람은 안다. 죽음도 이별이다. 이별은 슬프다. 존재의 상실이기 때문에 더 아프다. 살아왔던 흔적이 남은 자리가 크다. 아무리 아픈 이별이라도 살아 있다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죽음은 다르다.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다만 시기를 알 수 없다. 죽음은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이기에, 죽음이라는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죽음에 이르러서야 준비하는 이들이 많다. 그건 늦다. 죽음이 임박했을 때는 시간이 없다. 죽음 준비는 미리 해 두는 게 좋다. 소중한 사람들과 준비 없는 이별이 되지 않도록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대비해 두자. 그래야 당황하지 않는다.

죽는다는 사실 자체를 거부할 수 없다. 받아들이는 자세를 바꾸는 게 현명하다. 죽음이 임박했다면 쉽지 않다. 이성적으로 자신을 대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 책(삶이 묻고 죽음이 답하다)을 추천하는 이유다. 추천사를 쓴 카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박중철 교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 지혜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소중한 책입니다.”라고 권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

삶의 터전인 화순은 삶과 죽음이 공존(共存)하는 지역이다. 아니 죽음을 삶으로 바꾸는 희망의 땅이다. 화순 전남대학교병원 때문이다. 2004년 4월 26일에 개원했다. 2007년에 암센터가 문을 열면서 광주·전남지역의 암 전문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권역별, 거점도시별로 지역암센터가 있다. 광주·전남지역은 이곳 암센터가 담당한다. 그래서 화순에는 요양병원이 많다. 암센터를 찾는 이들 중 대개가 일상으로 복귀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집에서 임종(臨終)하는 비율이 높았다. 핵가족화와 경제적, 사회적 변화 때문에 임종의 자리가 가정에서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죽음은 우리 일상에서 격리된 채 일어나고 있다. 호스피스가 필요한 이유다. 호스피스(hospice)는 죽음을 앞둔 환자가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봉사활동,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다. 죽음 앞에 선 사람들과 가장가까운 곳에서 깨달은 바를 알려주는 사람들이다.

저자가 운영하는 바람(HOPE) 호스피스 지원센터에서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도 그렇다. 가족보다 더 가까이 있으면서 ‘죽음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바라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겸허히 듣는다. 60세 폐암 말기 환자인 ㅎ씨를 위한 <마지막 소원 성취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ㅎ씨는 “좀 더 일찍 죽음에 대해 공부하고 생각했더라면 내 인생을 좀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참 아쉽습니다.”라고 말한다. ㅎ씨는 결혼사진과 가족사진을 찍으며 이별을 준비했다.

이 책은 존엄한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웰다잉(Well-Dying) 문화확산을 위하여 쓰였다. 1장은 죽음과 두려움, 2장은 두려움으로부터 해방, 3장은 죽음과 지혜, 4장은 지혜와 죽음 극복, 5장은 웰다잉에서 웰리빙으로, 6장은 영혼과 죽음 이후의 세계이다.

죽음은 두려움이다. 자신의 존재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동감한다. 남겨진 모든 사람과 동떨어질까 봐 무섭다. 죽어가는 과정에서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보이게 되는 두려움도 있다. 그중 가장 큰 건 외로움이다. 혹시나 홀로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봐서다.

저자 임영창은 말기 암 환자들의 행복하고 존엄한 임종을 돕고 있다. 죽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목사다. 한신대학교 호스피스 표준 교육을 수료한 후 ‘바람(HOPE) 호스피스’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죽음의 질’을 높이고 죽음 교육이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게 하는 교육’임을 세상에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전남도립대학에서는 인문학 겸임교수로, 현재는 화순 만나 교회를 섬기고 있다.

죽음을 지혜롭게 마주할 때 비로소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짧은 인생을 살아갈 동안 마지막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민지 문화평론가의 서평은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방방곡곡은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 화순매일신문(http://www.hsmaeil.co.kr/sub_read.html?uid=47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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